일기 시즌8, 경제적 자유/일기장 (가성비 좋은 삶)

나다움의 회복, 옷만드는게 좋았던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는 중

솔솔월드 2023. 5. 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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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전 하고싶은 일이 다시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이 점은 내 인생을 통틀어서도 아주 큰 변화이다.
그럼에도 처음엔 대수롭지않게 생각했고, 또 의심했으며 표면적으로 이 일이 나에게 하나의 '사건'이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아주 어렸을 적,  초등학생 때로 기억을 한다.
바비 인형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미미 정도 일듯) 인형이 나에게도 있었는데
그땐 인형옷이 대부분 일상복이 아닌 드레스가 전부였다
어릴적부터 치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현실감도 떨어져서 공주 드레스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나는 일상복을 직접 만들어 입히고 놀았다.
엄마에게 안입는 옷을 확인하고는 잘라서 손가락에 골무를 끼고 직접 손바느질해서 
찢어진 청바지, 청자켓 등을 만들어 입혔었다.
그 땐 그게 좋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
학창시절에 패션 디자인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다다르지 못했고
대학교 때 패션 디자인과를 전공한 룸메를 보고 부럽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아마 형편이 어려워서 또 내가 그땐 자신도 없어서 부모님께 얘기할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빡빡한 고등학교 생활을 지내면서 나에대한 생각을 충분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확신도 없었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직접 물건을 만들어서 팔수 있는 오픈마켓에서 물건도 팔아봤고(초기비용이 없어도 되는 시스템이라 가능했다)
또 결국에는 쇼핑몰을 창업하기도 했었지만 직접 만든 옷을 팔기까지 다다르지 못한채 폐업을 했다
쇼핑몰도 물질적 성공을 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후회없이 해서 내 인생에서는 의미적으로는 성공적인 일들로 기억이 된다.
그 후 평범한 서울 직장인 처럼 살아가기도 했고 
그렇게 바쁜 일상 속 어린 시절의 꿈을 잊고 살다가 많은 시간이 지나 청주에서 5시간 알바를 하는 지금
내 방에서 손바느질을 하며 즐거워하던 어린 시절의 내가 다시 생각난다.
그게 어쩌면 진짜 나 였을지 모른다.
이 세상을 부딪히고 겪으며 알아가기 전 내가 좋아하는 일에 순수하게 몰두하던 모습.
 
그래서 나는 30대 후반이 된 지금
온 몸과 마음으로 세상을 겪으며 알게된 많은 세상의 민낯들, 또 상처와 세상에 대한 지침과 피로들 때문에
순수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했던 어린 시절의 나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그 때의 나로 돌아간 기분이 드는 걸까
내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여유로와지고
또 세상에게 나도 알게 모르게 받던 영향들이 있었을텐데
이제는 그런 영향을 좀 선택적으로 취할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무엇이 나에게 이롭고 해로운지.
내가 어떻게 적절히 이용을 하고 또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이런 기능들이 나에게 탑재가 된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은 그냥 일단 할 방법을 찾아서 하고 보는 나.
내가 이랬었구나. 이게 나였구나.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에게 원동력이 되고 추진력이 되었구나.
그게 없어서 한동안 쉬고 싶었던 거구나. 이제 충분히 쉬어서 회복이 되었구나. 그래서 이제 하고싶은 일을 해야겠구나....
 
많은 것을 고려하고 깊이 생각하면 망설일 이유만 늘어난다.
하고 싶은 것이 다시 생기니 점점 그것만 보이는 것 같다.
세상을 겪고 돌고 돌아 다시 지금 이 자리에서 보니
결국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세상을 다 알고나서도 옳았고 가장 나 다웠던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세상이 추구하는 성공을 쫓을 생각도 없고
오히려 나답게 살수 없도록 방해가 되더라.
 
물론 세상을 알아갔던 시간은 나에게 의미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한 선택보다는 알고도 같은 선택을 했을 때 훨씬 더 단단할 것이라 믿는다.
 
하고싶은 것들 중 가장 유의미한 일.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미래는 모르겠지만 하고싶은 것을 하는 내가, 나다움 그 자체의 회복이므로
그냥 여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즐겁고 설레이며 생동감과 활력이 느껴지는 이 마음.
너무너무 오랜만이라 낯설지만 그래도 정말 좋고 행복하다.
 
서울 생활을 끝내고 청주에서 지내면서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나답게 살 수 있는 현실적인 환경을 찾은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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