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가 있어서 남겨본다.
제목은 '남남'
웹툰이 원작이고 나는 티빙에서 시청했다. (지니TV 오리지널 이구나)
가족드라마 같지만 흔한 가족드라마는 아니다. (흔한 가족드라마 잘 안보는 편...ㅋㅋㅋ)
나는 가족드라마 보다는 여성드라마 쪽에 가깝다고 느꼈다.
은미(전혜진)과 진희(최수영)의 연기력이 참으로 빛났던 드라마다.
미혼모와 성인이 된 그녀의 딸, 두 모녀의 이야기인데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에 더 재밌게 느껴졌던 드라마라 생각한다.
아마도 딸 '진희'보다는 미혼모 역인 '은미'에게 더욱 포커스가 맞춰진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에 대한 인식을 생각해볼때 주인공 캐릭터는 꽤 예상밖이었고 그래서 신선하고 감탄스럽기도 했던 장면들이 있었다.
성격이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매우 정의감 넘치기도 하고 종합적으로는 강인하다 느꼈다.
이 사회에서 미혼모로 딸을 키우고 사회적으로 안정을 찾기까지 나름대로 생존해낸 방식일수도 있겠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일상적인 과정들이 훨씬 더 치열했을테니까.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정말 감히 상상만 해볼 뿐이다.
[스포있음]
여성 중심의 이야기 이면서, 이제껏 드라마나 영화에서 접해보지 않은 당당하게 살아가는 미혼모의 스토리라 좋았고
(미혼모는 주로 약자로 묘사 되어왔고, 주인공의 이야기로도 다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봤던 것에 한해서는.)
그 속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도 굉장히 주체적이라 느꼈다.
(이것은 제목이 '남남'인 것과도 연결된다 느꼈다.)
그것도 서로를 제외하고는 어디에 맘놓고 기댈곳없이 살아왔던 인생에서 저절로 강인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가족같은 친구와 친구의 어머니가 있었고 그 부분도 참 아름답다 느꼈지만 보편적인 가족, 핏줄은 아니라는 관점으로 보았을때는 현실에서 힘든점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친구와 친구 어머니에 대한 부분 (마지막 가족관계증명서 장면 감동 ㅠㅠ) 에서 .. 사실 그래서 더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재해석 해주는 느낌이 있었다. 과연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 핏줄이라고 진짜 다 내 편도 아닌 경우도 너무 많고, 핏줄이 아니어도 진짜 내편이 있을수도 있다는 부분을 잘 보여준 것 같다.)
-> 앞으로는 1인가구도 많고,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새로운 모습의 가족의 형태가 나올거라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좋았다.
이 드라마를 두고 다양한 관점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참 많지만 나는 특히나 연애관이 참으로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연애프로나 로맨스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
몰입이 잘 되지 않고 시간낭비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아마도 내 생각과 비슷한 연애가 묘사된 걸 별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인듯하다.
드라마 남남의 마지막회때 보여주는 연애관, 연애를 대하는 태도와 방식이
내가 지금껏 봐왔던 드라마나 영화들 중에서는 꽤 와닿게 느껴졌다.
"우리가 보고 싶을때 볼 수 있는 관계면 제일 좋을 것 같아.
오빠랑 매일 같이 있는데도 외롭다고 느낀다..
아, 나는 진짜 그거는 진짜 참을 수가 없어.
뭐 아무것도 장담하지 말란 얘기지, 내 얘기는. 우리 사이를."
나는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 생각이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면) 사랑한다고 굳이 꼭 결혼을 선택해야 할까.
물론 사람마다의 가치관이 다르기에 각자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선택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저 노력할 뿐.
아무것도 장담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해서 사랑하고 행복하고 그렇게 함께 하는 것.
그거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현재가 쌓이고 쌓이면 자연스레 함께 하는 세월이 쌓여갈 수도 있는 것이고
혹은 그 사이에 어떤 이유가 있으면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겠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맘대로 억지로 붙들고 있을 수도 없고
사람 마음이 노력한다고 영원히 변치 않으리란 보장도 없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 내 인생을 더 아름답고 풍부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으나
내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내가 사라져서도 안되며 나를 지켜가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그런 관점으로 보는 것이 참 재미있다.
몇년전 네이버 블로그에서 여성의 자유에 대한 고찰을 했던 시절,
한국에 이런 드라마들은 없었다.
다양한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참 많아졌고 나에게 좋은 생각을 환기시켜준다.
이 드라마를 보고 불호가 있을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많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사연이 나에게는 훨씬 더 불호였기 때문에
다양함 중 하나로 여겨졌으면 좋겠다.
드라마의 이야기가 반드시 100프로 옳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삶에 대해 한번쯤 편견을 깨게 해주고, 다른 방식의 생각을 하게 해준다면 그것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미디어를 통해 쌓여온 수많은 편견들이 있을것이다.
미디어에서 실제의 삶에 가깝거나, 혹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 풍성해진다면
앞으로는 편견을 깨게 해주는 미디어들이 많아질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떤 변화과 과정에서든 좋은점, 나쁜점이 있을 수 있는데 지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바라보고 써봤다.
나에게는 그 작은 변화들이 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말부분에서 두 모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각자의 선택에 따라 각자 해외로 떠난다.
연애는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부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잘 반영했다고 느껴졌다.
위 장면은 은미의 남친 '진홍' 과 진희의 남친 '재원'이 각자의 여친이 해외로 떠난 후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친 장면이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웃는 장면이 나는 정말 좋았다.
매우 평화로왔다.
여성이 자신을 위한 선택에 집중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자연스럽게 미소지어진 장면.
아마도 나는 이 드라마를 여러번 보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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